전남도 자동차 튜닝산업, 선진국으로 가는 길 묻다

eVeV
2024-10-07
조회수 77

전남도 자동차 튜닝산업, 선진국으로 가는 길 묻다

이태희 한국자동차연구원 프리미엄자동차연구센터장

2024. 09.02. 17:13:48



이태희 한국자동차연구원 프리미엄자동차연구센터장



[기고] 자동차 튜닝이라고 하면 대부분 미국, 독일, 일본과 같은 튜닝 선진국들을 떠올릴 것이다. 미국은 차고지에서 시작하는 자유로운 튜닝, 독일은 완성차업체와 함께하는 고성능 튜닝, 일본은 개성과 독창성을 강조하며 튜닝산업을 확장해 나갔다. 그와 반대로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여러 규제와 안 좋은 인식으로 튜닝의 불모지로 여겨졌고, 튜닝산업이 크게 발전하지 못하였다. 하지만 정부의 규제 완화 노력과 지자체, 특히 전남도의 튜닝산업에 대한 투자로 성장 가능성이 아주 뛰어난 시장으로 변해가고 있다.

전남도에서 투자하고 있는 튜닝산업은 영암국제자동차경주장의 활성화 차원에서 2013년 ‘차 부품 고급 브랜드화 연구개발’ 사업과 2014년 ‘튜닝산업 지원시스템 구축’ 사업의 시작과 함께 그 근간을 마련한 ‘전남도 고성능자동차 핵심기술 연구센터(이하 센터)’를 구축하고 센터를 그 중심으로 삼아 한국자동차연구원에 운영을 위탁함으로써 시작되었다. 2016년 8월 준공된 센터는 현재까지 한국자동차연구원 프리미엄자동차연구센터 27명의 자동차 관련 전문 인력에 의해 운영·관리되고 있으며, 지역 자동차 산업 발전을 위한 국책 사업 유치 및 국내 유일의 타이어 KC인증 시험기관이 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사업 시작 초기에는 투자 대비 그 성과가 미약하였으나, 사업 종료 시기쯤인 2017년부터 사업에 참여한 기업들이 본격적인 실적을 발생시키기 시작하였고, 이는 이 기간 동안 센터 내 기업 인큐베이팅 시설로서 입주기업사무실을 운영하여 2018년부터 2024년까지 약 32개 사가 센터에 입주하여 그 근간을 이룬 결과라 할 수 있다. 특히, 이 가운데 현재 7개 사가 공장 이전과 같은 사업 확장을 통해 대불산단 등 인근 지역에 자리를 잡음으로써, 우리 지역 튜닝산업의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그러나, 일부 기업들은 초기 적응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지역 사회와의 긴밀한 협력 부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이러한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고 2018년에는 매출 16억 원에 불과했던 사업 성과가 2019년에는 156억 원, 2022년에는 450억 원으로 크게 증가하였다. 이와 함께 고용 창출 역시 꾸준히 증가하여 2021년에는 239명의 일자리가 새로 창출되었다. 이러한 성장은 튜닝산업이 지역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러한 성장을 발판삼아, 최근에는 친환경 튜닝으로 개조전기차 관련 산업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전남 개조전기차 규제자유특구’ 사업을 통해 그 시장성 등을 확인하고 있다. 환경부 및 국토교통부 등 중앙부처에서도 개조전기차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보조금 사업을 추진 중에 있으며, 관련 법 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초에는 개조전기차 사업을 통해 안전성 확인을 받은 차량들이 운전면허시험장, 택배사 등을 중심으로 확산될 예정이다.

그러나 전남 튜닝산업이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몇 가지 도전 과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첫째, 규제와 관련된 문제이다. 튜닝산업은 기술 개발과 혁신이 중요한 분야이지만, 현재의 규제 환경은 이러한 혁신을 저해할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안전성과 환경 보호를 유지하면서도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전라남도는 국토교통부 및 한국교통안전공단과 유기적 협조체제를 구축하는 등 규제 해소를 위해 노력 중이다.

둘째, 전문 인력의 부족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튜닝산업은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하는 산업으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숙련된 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역 내에서는 이러한 인력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목포대학교 등 지역의 대학과 머리를 맞대고 노력 중이다.

셋째, 시장 경쟁의 심화이다. 국내외 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전남의 튜닝 관련 기업들은 기술 개발과 생산 비용 증가로 인한 경영 부담을 겪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종합적으로 볼 때, 전남의 튜닝산업은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규제 완화, 인력 양성, 기업지원 제도 그리고 시장 경쟁력 강화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도전 과제들을 해결함으로써 전남이 대한민국의 자동차 튜닝산업 중심지로서 미국, 독일, 일본 등과 같은 선진국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광남일보@gwangnam.co.kr


0